가수 인순이에 관해서는 개인적으로 별 관심이 없지만, 사회적 지명도나 높은 인기도를 볼때 이런 저런 평범한 가수로 치부해버릴수 있는 인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녀의 성악은 사실 나쁘지 않고, 대다수 사람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국민가수라고 해도 사실 별 문제가 없다.



김동률-이적 콤비의 프로젝트 앨범 카니발(Carnival)낳은 명곡 <거위의 꿈>은 사실 일반인에게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곡이고, 참 좋은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뮤지션들의 홍보성향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는 없었다. 물론 그들의 홍보성향을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카니발의 팬들에게는 꽤나 아쉬운 일이다.


이 노래를 대형 인기가수인 인순이가 리메이크해서 좋은 성악실력으로 불러주었고, 텔레비젼 및 각종 언론에 노출시켜서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잘된 일이며 카니발의 팬으로써 고마운 일이다.


그녀는 이 노래로 인해 예상했던 것보다는 큰 인기를 누렸다고 생각한다. 김동률이 작곡하고 이적이 작사한 이 노래는 김동률 특유의 웅장하고 멋진 멜로디에 이적 특유의 감성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멋진 곡이기 때문이다.
꽤나 오래된 곡이지만 인순이로 인해 또 다시 듣게 되었고 또 다시 들어도 좋은 곡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계속 되었다.



그녀가 텔레비젼에 출연해서 거위의 꿈을 부르는 것은 매우 빈번해졌고, 드라마에 출연해서 까지 거위의 꿈을 불렀다.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었으면 적어도 그녀의 노래를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심지어 포탈사이트 검색창에 인순이를 치면 자동완성이 3개가 되는데 <인순이, 인순이 콘서트, 인순이 거위의 꿈> 이렇게 나온다. 원래대로라면 그녀의 히트곡이 나와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다.


물론 그녀의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카니발은 그녀에게 거위의 꿈을 빼앗겼다] 고 생각한다. 워낙 대선배라 찍소리는 커녕 뉘앙스도 풍길수 없다. 사실 후배였다고 하더라도 김동률과 이적, 이 두 사람은 누군가에게 치사하게 뭐라고 할수있는 위인들도 아니다.


얼마전에 가족들과 함께 보았던 KBS 열린음악회에서는 김건모와 엠씨몽 그리고 인순이, 3인쇼로 진행이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인순이는 엄청난 무대와 함께 성녀와 같은 차림으로 거위의 꿈을 불렀다. 그리고 옷을 바꿔입더니 조PD의 <친구여>를 불렀다. 물론 무명의 렙퍼를 한명 불러서 그와 함께 불렀다. 얘기가 약간 벗어나지만, <친구여> 역시 조PD의 노래이며 인순이가 피쳐링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후에, 조PD는 앨범활동을 접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수차례 다른 렙퍼를 데려다가 그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았다.


좋은 노래를 리메이크 하는 것은 정말 괜찮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노래는 다시 들어도 좋고, 상황에 따라서는 이전보다 더 좋을 수 있다. 또한 가수마다 다른 창법이 있기때문에 그 노래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수도 있다. 듣지 못했던 또한 기존 세대의 좋은 노래를 즐길수도 있게 되곤 한다.


대표적으로 이문세씨의 많은 노래들이 수없이 리메이크 되었으며 다시금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문세씨는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리메이크를 해도 많은 사람들이 이문세의 노래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매니아층 가수>인 김동률과 이적의 노래는 그렇지 못하다.







얼마전에 우연하게 심야토크 프로그램을 보게되었는데 거기에 김동률과 이적이 출연하였다. 오랜 친구사이인 둘은 허울없이 농담을 주고 받는 모습을 보였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토크쇼가 끝나면서 노래도 몇곡 부르게 되었다.





하지만 노래를 몇곡 부르다가 마지막으로 그들의 노래인 <거위의 꿈>을 부르게 되었을 때, 
이적은 멋적게 웃으면서 <인순이님의 거위의 꿈을 부르겠습니다> 라고 농담처럼 이야기 했지만, 그의 어두운 표정에 나는 가슴이 울컥 할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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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y1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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